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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변하지 않는다 변하고 싶은 우리들의 의지를 꺾는 뼈아픈 말이죠. 이 말은 과연 과학적으로 사실일까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할 수 있습니다. 도서 ‘감정은 습관이다’를 통해 인간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는 과학적이고 현실적인 방법들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책표지 설명

뇌 요요현상

1978년 필립 브릭먼이라는 심리학자가 진행한 아주 흥미로운 연구가 하나 있습니다. 두 집단의 행복도가 장기적으로 어떻게 변하는가에 대한 실험이었는데 한 집단은 얼마 전에 복권에 당첨되어 엄청난 부자가 된 사람들 한 집단은 최근 사고를 당해 몸이 마비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당연한 결과겠지만 전자의 행복도는 가파르게 상승했고 부자의 행복도는 가파르게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이 실험의 핵심은 장기적으로 행복도가 어떻게 변하는가에 있었는데요. 놀랍게도 부자가 된 사람들은 점점 행복도가 내려갔으며 반대로 몸이 마비가 된 사람들은 점점 행복도가 올라가 두 집단의 행복도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왜 이런 황당한 결과를 보인 걸까요? 정말 인간은 변하지 않는 걸까요?

 

정신과 전문의 박용철의 저서 ‘감정은 습관이다’에서는 이런 현상이 발생되는 이유를 뇌 요요 현상이라고 설명합니다. 요요 현상은 내가 원래 익숙했던 체중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인데요. 체중뿐 아니라 뇌는 우리가 평소 지니고 살았던 익숙한 감정 습관에 대해서도 더 선호하며 다시 돌아가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감정 습관이 건강하지 못하더라도 말이죠. 저자는 자신의 한 여성 환자를 예로 드는데요. 그녀는 평소 불안과 우울한 감정을 자주 느끼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가끔 행복할 만한 일들을 겪어도 오히려 낯선 느낌을 받았고 이 행복감이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좋은 감정들을 차단했다고 합니다. 그녀는 스스로 다시 불안과 우울 속으로 돌아간 것이죠.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뇌의 원리 한 가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뇌는 바로 이로운 것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익숙한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입니다. 이쯤 되면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 왜 반은 맞고 반은 틀린지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에서 요요 현상은 극복하기 어려운 현상이지만 올바른 방법과 지속적인 노력이 동반된다면 극복이 가능하듯이 인간의 부정적인 감정 습관이나 성격도 마찬가지로 변화 자체는 가능하기 때문이죠.

 

긍정적인 감정 만드는 습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바로 지속적인 관심의 표현입니다. 그 사람이 나에 대해 한 번에 좋은 감정을 느낀다고 해서 완전히 내 사람으로 만드는 건 쉽지 않죠. 하지만 계속 관심을 전하다 보면 처음엔 내가 저 사람에게 익숙하지 않은 존재였을지 몰라도 조금씩 나를 익숙한 사람으로 느끼게 되고 호감을 갖게 됩니다.

 

우리의 감정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번의 깨달음이나 긍정적인 감정을 느꼈다고 나의 장기적인 감정 습관 자체가 변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평소 긍정적인 감정들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 감정들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 익숙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내가 원래 익숙하게 느꼈던 부정적인 감정들을 대체해서 긍정적 감정이 더 익숙하게 느껴지도록 말이죠.

 

저자는 그 방법 중 하나로 감정 수첩을 소개합니다. 아무리 부정적인 감정이 익숙한 사람이라도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순간은 분명 존재합니다. 긍정적인 감정이 익숙한 사람보다 그 횟수가 작고 그 지속력이 짧을 뿐이죠. 저자는 행복감 감사함 편안함. 등 아주 사소한 긍정적인 감정이라도 느껴지면 바로 그 순간 어떤 상황이었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바로 기록하라고 전합니다.

 

기록하는 이유는 기록하면서 더 자신의 감정을 더욱 명료화시키는 것도 있지만 그 기록을 반복해서 꺼내보고 그 느낌을 더욱 굳히기 위함입니다. 마치 단어장을 한 번 보는 것보다 여러 번 보는 게 뇌에서 더 강렬하게 기억에 남듯이 말이죠. 저자는 아예 아침 점심 저녁 취침 전 그 감정 수첩을 꺼내 상기하면서 긍정적 감정의 불씨에 계속 장작을 넣어주라고 말하죠.

 

아무리 노력해도 긍정적인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고 찾아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행복 거식증에 걸린 사람일 가능성이 큽니다. 거식증은 극단적인 저체중을 찍어야만 만족감을 느낀다고 믿으며 음식을 계속 먹지 않고 뒤로 미루는 것이 특징인데요. 행복 거식증도 마찬가지로 사소한 성과나 상황으로는 자신이 행복감에 빠지기엔 자격이 없다고 믿으며 엄청 높은 목표 달성이나 극적인 성공을 이룰 때까지 행복감을 미룹니다.

 

그래서 사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행복감을 느끼는 순간이 별로 없는 인생을 살게 됩니다. 저자는 이럴 땐 사소한 일을 경험하더라도 긍정적인 의미를 첨가하라고 설명합니다. 일을 마치고 내가 좋아하는 게임을 하니 참 재미있어 엄마가 반찬을 챙겨주니 따로 식사를 신경 쓰지 않아도 돼서 너무 다행이야 친구가 날 먼저 찾아 주다니 너무 감사한 일이야 꼭 달성해야 하는 장기적인 목표가 있다면 그것을 이루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목표를 이뤄나가는 과정 속에 있는 나 자신에 대한 아낌과 존중도 필요한 것 아닐까요?

 

'감정은 습관이다'에서는 이 외에도 긍정적인 감정 습관을 만드는 또 다른 방법 익숙하지만 자꾸 실패하고 고통받았던 대인관계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으니 관심 있으시다면 한번 찾아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